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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personal

[끄적]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을 언제까지나 기억할 수 있을까?'

 

너무 많은 것을 지나온 탓인지 요즘엔 통 감흥이 없다. 

예전의 나는 아름다운 것을 보면 한참동안이나 그 여운을 간직할줄 알았고, 아련한 것을 보면 뭉글어지는 마음에 많은 생각들을 하다 잠들곤 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사실, 감정에 무뎌지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아픔을 어떻게든 떨쳐내려 노력하다보니 감정을 보관하는 기능 자체를 상실한 것이 아닐까.

쉽게 아파하거나 슬퍼하지도, 기뻐하거나 호들갑떨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어른이라는 단어로 감정에 대한 상실을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아이처럼 살고 싶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기뻐하거나 슬퍼하고, 방방 뛰거나 울며 내 감정에 오롯이 솔직하고싶다.

 

하지만 나는 이미 너무 많은 순간들을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순간들에 스며들었던 감정들 역시 사라졌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글 읽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느끼고 느껴도 더 느끼고 싶던 많은 감정들을 글 속에서 찾곤 했다.

 

언제부턴가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곧 사라질 순간이나 감정들을 어떻게든 남기려는 노력일까.

 

차곡차곡 감정들을 기록하다보면 언젠간 옛날처럼 순간들의 감정을 오래 간직할 수 있지 않을까?